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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에서

끼적끼적....

by 선한이웃moonsaem 2020. 8. 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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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행진은 보무도 당당합니다.

최선을 다해 방어하는 인간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세력을 확산시키는군요.

오랜 장마, 코로나, 거기에 태풍까지 악재가 겹겹입니다.

답답한 마음을 추스를 겸 오랜만에 들길을 걸었습니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하늘 한 번 쳐다볼 시간이 없었는지..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싸움 소리와 한숨 소리에 마음을 뺏긴 체 어느덧 수개월이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새 도망가버렸습니다. 쥐에 파 먹힌 비누조각처럼 조각나버린, 야금야금 코로나에게 뺏긴 시간들이 억울합니다.

 

 

지금 사람들의 마음이 짙은 회색이라면, 자연은 너무 싱그러운 초록입니다.

햇살을 만난 초록들이 사방에서 블링블링합니다.

물결처럼 잔잔히 흔들리는 초록의 빛깔들이 부럽습니다.

내 마음도 이 밝고 희망찬 초록을 닮고 싶습니다.

양희은 씨의 들길 따라서를 혼자 흥얼거려봅니다,

콧노래를 불러 보는 일도 참 오랜만입니다.

 

 

 

들길 따라서 나 홀로 걷고 싶어
작은 가슴에 고운 꿈 새기며

나는 한 마리파랑새 되어
저 푸른 하늘로 날아 가고파

사랑한 것은 너의 그림자

지금은 사라진 사랑의 그림자

물결 따라서 나 홀로 가고 싶어
작은 가슴에 고운 꿈 안으며

나는 한 조각작은 배 되어
저 넓은 바다로 노 저어 가고파


사랑한 것은 너의 그림자 지금은 사라진
사랑의 그림자

 

 

 

나지막이 흥얼거리는  허밍 음률 오선지 삼아

너무도 순수했던 첫사랑의 기억이 음표를 찍습니다.

 

너무 순순해서 이루지 못한 첫사랑,

그래서

첫사랑은 생의 끝까지 그림자 되어 졸졸 따라다니나 봅니다.

 

손에 들고 간 작은 가위로 꽃이라, 불리지도 못할 들꽃을 몇 대 꺾어 옵니다.

답답한 인간의 방에 행여 숨통이 열릴까 하는 마음에서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 것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나도 이 들풀처럼 누군가에게 쓸모없이 여겨지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애석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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