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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왕리 봄 스케치

끼적끼적....

by 선한이웃moonsaem 2020. 4. 15.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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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공방 가는 길,

물왕리 시골길에  오면 생각 나는 시,

정호승 님 '봄길'

 

물왕리가 봄빛으로 물이 든다.

 

 

 

물왕리 봄빛 중에 가장 강렬한 색 ,

개나리 꽃무덤이 벌써 시들어간다.

꽃잎을 자세히 보니 작은 별 같다. 

나무 위에서 종일 재잘대는 새들의 반주에

반짝반짝 노래하던  별이 떨어진다.

나는 별을 줍는다.

 

 

 

소달구지 덜커덩거릴 것 같은

물왕리 저수지 길

흙길 반에 아스팔트 길 반

황토 먼지 풀풀 날리는 흙길

매끈하고 단단한 아스팔트 길

구겨진 마음으로 들어가더라도

펴진 마음으로 나오길 바라는 뜻일까?

 

 

 

 

물왕리 봄은 연두와 분홍

새색시 같은 수줍은 색이다.

간간이 부는 바람에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잎

틈이 없는 마음에 여유를 준다.

수양버들 가지에 오르는 여린 새순 

봄은 꽃과 나무가 사랑스러워 보이지...

지금,

봄은 사방이 야리야리하다.

 

 

 

자연은,

코로나도 이기는  힘센 골리앗. 

사람이 알고 보면 가장 나약한 존재일지 몰라...

물왕리는 사방이 한 폭의 풍경화

봄에는 물빛조차 여리게 느껴진다.^^

지금 물왕리는 연두 앓이 중...

 

 

 

냉이꽃도 이렇게 풍성할 수 있구나,

사람이든, 꽃이든 자리가 중요해.....

우리가 사는 곳은,

누구든 강자가 되고 싶은 세상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냉이꽃이

때 묻지 않고 여린 소녀 같다.

약한 것들이 모이면 강해지는 법,

 

 

 

 

커다란 숄더백에

봄 색깔로 글씨를 쓰고 싶은 날

물왕리 냉이꽃 위로 날리고 싶은

촌스런 나비를그려본다.

"매일 주와 함께 걷고 싶어요"

내 평생의 고백을 담아...

 

 

 

물왕리에 오는 날은,

사람다운 사람이 그리운 날

사람이 그리운 날은,

사람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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