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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적끼적....

by 선한이웃moonsaem 2020. 9. 13.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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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 축축한 주말,

남편은 리모컨과  소파 위에서 뒹굴뒹굴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아동 작가 '김개미'님의 '오빠'라는 동시가 떠오릅니다.

 

자기는,

하나부터 열까지 나보다 잘났대

나보다 오줌도 많이 싸고

여드름도 많대

똥냄새도 지독하고

쌍코피도 터져 봤대

하여튼, 자기는 어마어마한 사람이래

늙어서 좀 피곤하다나?

 

치사 빤스

무슨 오빠가 저래?

방바닥에 둘러붙어 귓밥이나 파고

물 떠 달라

먹을 것 없냐

제대로 큰 귓밥 하나

눈에 쏙 들어 가라

 

 

벽에 못 하나 박아 줄 때마다

'이래서 남편이 있어야겠지?

'이래 봬도 대한민국 육군 출신이야'

영웅담이나 늘어놓고...

 

 

 

 

배고파도

제 손으로 절대 밥상 안 차리고

주린 배 붙들며 목 빼고 기다리는...

무슨 남편이 그래?

 

치사빤스...

 

결혼 전,

슈퍼맨이라도 될 것 같던 내 남편 어디 갔을까요?

아직 가을도 되기 전인데 

오늘

내 마음에는 벌써 낙엽이 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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