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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 '말'

중얼중얼 가십거리/정치

by 선한이웃moonsaem 2020. 1. 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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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센터 운영을 놓고 아주대병원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김현정씨와 인터뷰 과정에서 말한 진심어린 그의 말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아주대병원장이 이국종 교수를 향해서 욕설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가 되면서 파장이 상당했었네요. 그러던 차에 이국종 교수가 어제 외상센터를 떠나겠다, 그만두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해묵은 갈등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국종 교수의 말을 들어보니 그 사건 내용이 훨씬 절절하고 훨씬 복잡했답니다.

 

평소에 극한의 직업 처럼 느껴지는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이국종 교수를 보면서 '우리나라 의료계에도 이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의롭게 일하시는  좋은 분도 계시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사건의 전말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말 저런 말이 많지만 이국종 교수의 직접적인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모 시사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한 녹취록 중에 이국종 교수의 말을 옮겨 적어 봅니다.

이국종 교수 말에 의하면  지금 복지부부터 아주대 병원에 이르기까지 숨 쉬는 것 빼고 모든 것이 다 다 거짓말이라고 말했답니다. ". 아주대병원이 적자를 감수하고 어쩌고저쩌고 다 거짓말이에요, 다.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라고요.

이국종 교수가 김현정 시사쇼 인터뷰에서 한 '말'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예산을 저희한테 작년에만 63억이 내려왔고 줬어요. 그러면 간호사 예산 뽑아야 될 거 아니에요. 중환자실만 간신히 등급 맞춰가지고 증원하고요. 병동 간호사, 회복실 간호사, 수술방 간호사, 마취 간호사 그리고 저같이 비행 나가는 항공 전담 간호사 8명. 그런데 제가 지금 얘기한 5개 부서 중에 간호사들 증원 안 되면 외상센터가 버틸 수 있는 데가 하나라도 있나요? 우리 간호사들 저하고 같이 비행 나가다가 손가락 부러져나가고 유산하고 그래요. 네? 피눈물이 나요, 선생님. 그러면서 제가 간호사들한테 “조금만 있으라고. 올해 1년만 참아라, 내년 6개월만 참아라.” 맨날 이러면서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요."

"복지부에서 아주대에 외상센터를 떠넘겼나요? 아주대 내에서는 컨센서스가 전혀 없어요. 아주대에서 이런 사업을 하면 안 돼요. 그래서 제가 2012년에 신청했는데 병원에서 하도 안 도와주길래 아예 하지 말라고 그랬다고요. 저는 아주대에서 하면 안 된다고, 계속하지 말자고 그랬던 사람이에요."

 

"저희가 1차 선정에서 떨어진 거 아세요? 그게 2012년 12월 2일이에요. 제가 날짜도 안 까먹어요. 정작 떨어지고 나니까 너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난리서부터 시작해가지고 떨어진 날 김문수 지사가 수술하고 있는 저를 불러내 가지고 옆에 세워놓고. 괜히 또 그때 얼굴마담으로 팔아먹은 거지요."

"그렇게까지 미친 듯이 해서 에산 받았어요. 그다음에 하도 아주대에서 징징거리니까 복지부에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줬다고요. 그리고 아주대학교 병원이 1000 병상이에요. 병실 1000개 있어요. 그중에서 언제나 아주대학교에는 제가 있었기 때문에 외상 환자가 계속 있었어요. 보통 때도 한 150명 이상 있다고요. 그중에서 제일 중증 외상 환자인, 제일 골치 아픈 100명을 나라에서 300억 들여서 건물까지 지어준다는데, 그 환자를 데리고 나가면 어떻게 되죠? 메인 병원에 100 병상이 텅텅 빌 거 아니에요. 외상센터 지어놓고 나니까 적자가 아닌 거예요. 그러면 여기서 얼마나 많이 벌겠어요?"

"500억이 넘어요. 아주대병원이 지금 전국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병원 중에 하나예요. 그런데 2014년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2014년도 말에 복지부에서 실사를 나왔어요. 그때 지금 병원장인 한상욱 병원장. 그때 그 사람이 부원장이었거든요. 원래 외상센터를 지정받으면 거기 수술실 하나를 항상 비워놔야 돼요. 외상 환자만 수술해야 되거든요. 그 방에서 자기 수술 빨리 끝나고 어디 가야 된다고 암 수술하다가 복지부에서 딱 실사에 걸렸다고요. 그래서 하반기 운영금 7억 2000만 원을 환수당했어요. 그런 일 한 사람이 지금 병원장이에요."

 

"예를 들어 외상센터 지하 2층에 교직원 식당을 밀어 넣겠다고 그랬다고요. 그리고 교직원 식당이 있는 지금 본관 자리는 수익 사업에 쓰겠죠. 사방에 다니면서 경기도 도의회 도의원들한테도 허락해 달라고 그러면서 또 저를 팔아요. “이국종이가 밥 먹을 데가 없다. 그러니까 외상센터 지하에다 그걸 넣어주면, 지하에다가 교직원 식당을 넣어주면 이국종이가 일하다 싹 내려와서 밥을 먹고 간다.” 이따위 소리를 한다고요."

 

없어요. 제가 주제에 뭘 해요. 그리고 제가 이거 하는 것도 지금 기자분들 사이에서 소문이 파다하대요. 이국종이가 다른 병원으로 다 헬리콥터부터 시작해서 다 외상센터 지원금으로 빼가지고 다른 병원하고 지금 내정해 놓고 그러는 거라고, 기사 하고 다 짜고. 저 죽어도 한국에서 다시는 이거 안 할 거예요. 저는 그냥 보직 내려놓고 의과대학에서 일반 교수하면 돼요. 학생들 가르치고 그런 거 하면 돼요. 

인터뷰 말미에 이국종 교수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 바라는 게 뭐 있어요. 다들 너만 입 다물고 있으면... 헬기 가지고 맨날 저하고 같이 비행하던 임신 6개월이 된 응급 구조사가 있어요. 임신하면 비행에서 제외하잖아요. 외상센터 사무실에서 행정을 본다고요. 그 직원한테 지금 부원장이 소리 바락바락 지르면서 튀어오라고. 왜 헬기 소리를 시끄럽게 하냐고. 이 헬기 어디서 날아오는 거냐고. 부원장 방에 가서 깨지고 왔어요. 정말 모르실 거예요. 얼마나 우리가 당하고 있었는지요. 우리 직원들도 다 헬기라면 치를 떨어요. 병원에서 얼마나 힘들게 했는데요. 내가 죽어도 아주대에서 헬기 타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저는 안 할 거예요.

◆ 보건복지 부하고 경기도에서 국정감사까지 때리고 이렇게 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잖아요. 오히려 병원이 '됐습니다' 이렇게 면죄부를 준 거나 마찬가지 꼴이니까."

이국종 교수의 인터뷰 속에 나 온 말을 들으면서 이런 문제가 과연 아주대뿐이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정경유착'이라는 끈끈한 유대관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서민들의 혈세가 소수 부자들의 사리사욕에 채워졌을지.... 지금도 이렇게 외상센터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박능후 장관은 아주대병원과 이국종 교수 사이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생긴 문제라며, "권역외상센터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전체 병원체계가 같이 움직여줘야 한다"는, 본질을 파헤칠 생각은 안 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우리나라의 한계며 현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죽했으면 이국종 교수는 자신의 이번 생의 완전히 망했다고 말할까요? 그리고  오래전 대부분의 의사들이 외면하는 외상센터의 의사로서 보람과 사명감을 말하며 그 일을 하는 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졌던 그가 오죽 했으면 다시는 외상센터 안 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을까요? 이제는 아주대 병원에서 후대를 가르치며 좋은 의사로 남고 싶다는 낭만 닥터 이국종 교수 파이팅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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