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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데이 / 양상동

Moonsaem's Review

by 선한이웃moonsaem 2020. 11. 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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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예배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서 가족들과 양상동 들판으로 나왔습니다. 겨울날씨가 맞네요.  바람이 무척 차갑군요. 맛집을 찾다가 발견한 '갈비 데이'로  들어왔습니다. 얼마전 까지 알록달록 붉게 타오르던 단풍이 다 떨어져가고 나뭇가지들이 앙상합니다.

 

 

아직 찬서리를 맞은 뒤 라선지, 담쟁이만 홀로 빨갛게 물이 들었네요. 우리 아기 리아는 빨간색만 보면 '꽃'이라고 한답니다. 오늘도 나뭇가지 위에서 축 늘어져 있는 붉은 담쟁이를 보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엄마... 꽃 엄마.. 꽃'하며 생글거립니다. 코로나와 추위가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생글거리는 아이의 웃음처럼 오늘 하루가 종일 생글생글 마음이 여유로운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현수막들이 손님을 부르네요 ^^

벽 한쪽에는 여러 가지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거리며 배고픈 손님들을 향해 '빨리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있어요. 저기에 걸린 현수막들이 입을 열어서 손님들을 부른다면 참 시끄럽겠어요. 조용한 시골 동네에서 이곳에 걸린 현수막들이 가장 말이 많아 보입니다. ㅎㅎ

 

 

 

고향을 꿈꾸는 아기 전복들 ㅜㅜ

현관문 입구에 수족관이 있어요. 졸졸졸 기포 따라서 물이 흐르고 그곳에는 아주 작은 새끼 전복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네요. 그들은 낯선 타향에 와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전복들의 신세가 처량하게 보입니다. 이곳은 돼지고기 무한리필 집으로 소문난 집이지만, 가족들이 '무한'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이유로 단품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고추장 양념 돼지 불고기

우선 먹음직스러운 고추장 양념 고기 볶음이 나왔군요. 음... 먼저 숯불에 초벌구이를 한 것인지, 양념이 불맛을 내주는지는 모르지만 바비큐 맛의 달달하고 약간 매콤한 맛이 나쁘진 않군요. 하지만 밥과 함께 먹기엔 제 입에는 조금 달더군요. 술 마시는 분들 안주로 제격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그러나 단 은식 싫어하는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비주얼이 화려한 갈비탕!!

노란 지단 고명이 얌전히 얹힌, 기대하고 있던 갈비탕을 보자 모두 와~ 하고 탄성을 질렀죠.  몽둥이 같이 커다란 뼈다귀에  붙은 소고기의 육질은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갈비탕 맛은, 봉지 갈비를 데워서 식탁에 올린 그런 맛이네요. 비주얼만큼 맛도 질도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래도 이 곳이 갈비구이 전문점이라고 생각하니 갈비탕을 먹을 수 있도록 메뉴를 준비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입구에서 보았던  손톱보다 조금 큰 전복의 용도를 알았어요. 손님들 갈비탕에 하나씩 넣어준 것이었네요. 제 생각에는 갈비탕에서 전복을 빼더라도 갈비탕 본연의 질과 맛에 더 충실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러나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보려는 주인장의 마음이 엿보이니 그 또한 고맙군요.

 

 

 

엄마란 이름....

어찌 됐던 바람 차가운 가을날 식구들과 모처럼 양상동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방역에 신경 쓰느라 실내에는 띄엄뜨엄 몇테이블에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오늘은 기운이 달려서 (?) 외식을 했지만 외식을 하고 나니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드는 군요. 돌아오는 주일에는 꼭, 엄마표 음식을 만들어서 함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엄마'라는 존재는 먼 훗날 자녀에게 고향을 대신할 이름이 되겠죠. '엄마'라는 내 이름이 딸에게, 멀리 떨어져 있어도 따뜻한 고향 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늘 마음만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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